1988년, 태그호이어는 다이빙 시계 카탈로그 내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인 S/el(스포츠와 우아함, Sports Elegance)을 통해 "이브닝 수트 및 다이빙 수트 모두에 어울리는" 우아한 시계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3년 후 1991년, 태그호이어는 400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보다 실용적인 매력을 지닌 2000 시리즈 다이빙 시계와 우아한 품격이 돋보이는 S/el 컬렉션 간의 격차를 해소하고자 했습니다. 태그호이어는 더욱 심플한 스타일의 저가형 다이빙 시계인 1500 시리즈를 출시한 바 있었으며, 4000 시리즈는 자연스럽게 다이빙 시계 컬렉션의 중견급 입지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마케팅 자료에 따르면 4000 시리즈 컬렉션은 "균형 잡힌 개성"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견고하면서도 활동적인 매력, 독창성, 강렬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컬렉션입니다.
1000 시리즈 및 15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4000 시리즈 컬렉션 또한 시간 표시 기능만을 탑재한 시계로 구성되었으며, 크로노그래프 제품으로까지 확장되지는 않았습니다. 4000 시리즈는 1998년 및 1999년경까지 태그호이어 제품 라인에 등장하였으며, 이후 새로운 키리움 컬렉션으로 대체되었습니다.
4000 시리즈는 태그호이어가 매료되었던 "여섯 가지 기능" 디자인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으며, 이들 기능은 컬렉션 내에 충실하게 구현되었습니다. 디자인을 완성하는 여섯 가지 기능은 바로 (1) 200m 방수 기능, (2) 스크류 다운 크라운, (3) 이중 안전 버클을 갖춘 브레이슬릿, (4) 단방향 회전 베젤, (5) 사파이어 크리스탈, (6) 다이얼의 마커, 핸즈, 베젤에 탑재된 야광 포인터입니다.
보다 대중적인 2000 시리즈와 한층 특별한 매력을 선사하는 S/el 컬렉션 사이에 위치한 4000 시리즈의 스타일은 다른 컬렉션의 디테일을 차용한 디자인으로 완성되었습니다. 4000 시리즈는 상위 시장을 겨냥하여 2000 시리즈에 비해 부드럽고 원형에 가까운 새틴 마감 케이스를 갖추고 있었으나, S/el 모델에 탑재된 정교한 러그나 브레이슬릿이 탑재되지는 않았습니다.
4000 시리즈 컬렉션은 단순한 구성으로 완성되었습니다. 1개의 기본 디자인은 쿼츠 또는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3가지 사이즈로 출시되었으며, 케이스와 다이얼에는 여러 가지 컬러가 적용되었습니다. 4000 시리즈 시계의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는 바로 "스플릿 로고"입니다. 그린 컬러의 "태그(TAG)" 디테일은 케이스의 일부로 고정되어 있고, 레드 컬러의 "호이어(Heuer)" 디테일은 베젤에 배치되어 베젤과 함께 회전하게 됩니다. 태그호이어에서 이와 같은 접근법을 적용한 유일한 컬렉션입니다.
4000 시리즈의 오토매틱 버전에는 ETA 2824 무브먼트가 탑재되었으며, 이 무브먼트는 오늘날의 칼리버 5로 이어집니다. 겉으로 명확하게 드러나는 “오토매틱(automatic)” 문구 외에도 4000 오토매틱은 내부에 미닛 스케일을 추가한 독특한 다이얼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오토매틱 제품으로서는 눈에 띄는 요소였으나, 쿼츠 버전에서는 순수성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쿼츠 버전의 다이얼에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문구가 장식되어 있으며, 오토매틱 시계와는 달리 야광 아워 마커 가장자리에 메탈 디테일을 더했습니다.
4000 시리즈 시계는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브레이슬릿과 함께 판매되었으나, 가죽 또는 샤크스킨 스트랩이 제공되기도 했습니다.